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
수원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천만서명운동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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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
수원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천만서명운동 벌여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4.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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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4.16특별법 제정 함께해 주십시오” 눈몰로 호소

“여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이 있습니다.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상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엄마 아빠들입니다. 처음 사고 소식을 접하고 진도로 떠나는 차안에서도 아이들의 죽음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람들입니다. 버젓이 눈앞에서 가라앉는 배를 보면서, 수원시민 여러분이 느꼈듯이 마음이 함께 침몰했습니다.”

▲ 10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수원역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유가족이 요구하는 특별볍 제정 세월호 가족버스 수원방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뉴스피크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이 10일 경기도 수원시의 관문인 수원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천만서명운동을 벌였다.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함께 이날 오전 수원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4.16특별법 제정에 함께 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산 단원고 2학년 9반 학부모 19명이 참석했다. 세월호 사고로 2학년 9반 22명의 학생들 중 2명만이 살아 돌아왔다. 기자회견에는 7.30재보궐 국회의원 선거 수원시을(권선구)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윤경선 후보(수원진보연대 대표), 문명녀 수원여성의 전화 대표, 박진우 수원환경운동센터 대표 등 수원지역 각계인사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문명녀 수원여성의 전화 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고로부터 벌써 85일째, 벌써 100일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어떻게 배가 가라앉았는지, 왜 구조하지 못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산이라도 옮길 듯이 달려들던 정부와 정치권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아귀처럼 달려들던 언론들도 세월호 취재에 관심이 없어졌다”고 답답하고 한스런 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또한 “여야가 합의해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그들의 법을 믿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한 독립적이고 분명한 권한을 가진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이 참여하고 가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 기구가 필요하다”면서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수원시민 여러분, 진실을 찾는 길에 마음을 모아 달라”며 “오는 19일 서울 청계광장으로 전국 각지에서 가족들을 만났던 시민들이 모이는 세월호 버스를 타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 단원고 2학년 9반 유가족 대표인 엄지영씨가 제대로 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 뉴스피크
안산 단원고 2학년 9반 유가족 대표로 박예지 엄마인 엄지영씨는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는 내내 눈물을 글썽였다.

엄씨는 “아이들이 너무나 보고 싶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왜 아무도 안 구했는지 알고 싶다”며 “2시간이 지나도 안 구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이 나라가 구해 줄까 기다렸다. 3~4일이 지나선 시체라도 데리고 가게 해달라 했다”고 털어놓으면 흐느꼈다.

“아이들 시체라도 꺼내 달라고 울고불고 했지만 아무도 구해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시체가 나올 때마다 시체라도 데려가서 좋겠다, 좋겠다 했습니다. 왜 아이들을 방치하고 구해내지 못했는지 우리는 알고 싶습니다.”

엄씨는 “수사도, 국정조사도, 검찰도 수박 겉핥기다. 특별법을 제정해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더 이상 이런 사고로 우리의 아이들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세월호특별법 서명 운동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가족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수원역, 성균관대 역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도 수원역과 아주대병원을 찾아 서명운동을 할 예정이다. 경기도의회 의원 간담회,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방문, 경기·수원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수원역 촛불문화제 등 수원 곳곳을 누비며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와 세월호 참가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2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 순회버스로 전국을 돌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는 아직도 11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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