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부천 웹툰융합센터에서 ‘OTT+웹툰’이라는 주제로 양 협회 세미나 개최
이후 세미나 및 교류의 정례화와 특별판 출판 등 다양한 사업 함께 하기로
[뉴스피크] 지난 8월 8일 오후 성공회 서울교구의 한 회의실에서 (사)한국영화평론가협회(이하 영평)과 (사)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이하 만평)의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실질적으로 공식적인 첫 만남인 이번 협약식은 한국 문화산업과 콘텐츠업계에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결합이자 사건으로 기록될 만 하다.
가장 대표적인 올드미디어인 영화, 그리고 60여 년이라는 오랜 역사(60년 창립과 61년 해산 & 65년 재창립)와 영평상 그리고 ‘영화비평’의 발간 등 꾸준한 활동의 전통과 연륜을 가진 ‘영평’과 새로운 문화산업의 총아이자 글로벌 콘텐츠산업의 원천으로 성장하고 있는 웹툰을 기반으로 지난 4월 창립한 후 일본 탐방 및 세미나 등 정열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새내기 ‘만평’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서는 이번 협약식에 박태식 협회장, 임정식 협회 재무이사, 정지혜 대외협력이사, 김희경 기획이사 그리고 조한기 평론가가 참석하였다. 김희경 이사와 조한기 평론가는 두 협회 모두 소속되어 그만큼 만화와 영화가 가까워져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회원이기도 하다.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에서는 박세현 협회장, 김종옥 이사, 박연조 위클리툰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서로의 분야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발 빠른 업무 협약이라는 기대를 증명하듯 처음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된 만남은 인사와 소개에 뒤이어 업무협약으로 바로 넘어갔다. 어수선한 듯한 분위기, 첫 만남의 어색함도 없는지 평론가라는 습관을 반영하듯 발 빠르게 논의는 세미나의 주제와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검토로 이어졌다.
먼저 박세현 만평 회장이 12월 초 양 협회의 공동세미나를 제안하면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었다.
“연말에 저희가 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양 협회가 연합 세미나를 최초로 한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12월 초쯤에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융합센터에서 ‘OTT+웹툰’이라는 주제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만화계에도 OTT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영화계에도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양 협회가 보는 관점에서 세미나를 한다면 꽤 주목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에 박태식 영평 회장이 곧바로 화답을 해준다.
“이렇게 서로 다른 관점에서 OTT 웹툰을 본다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장소는 정해졌고, 전체 주제는 OTT+웹툰으로 하고, 양 협회에서 세 명씩 여섯 사람이 발표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거죠.”
세미나의 주제와 방식이 빠르게 결정되고, 바로 무슨 내용을 어떤 식으로 다룰지가 토론되었다. 박세현 만평회장은 언론정보학회에서 발표 때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던 경험을 통해 이번 세미나의 의미를 정리하였다.
“몇 년 전 언론정보학회 세미나에서 제가 OTT 관련 발표를 한 적이 있어요. 근데 진짜 반응이 좋았던 게 이분들은 OTT와 영화만 생각했지 이렇게 많은 작품이 웹툰의 원작이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거죠. 사실 영화 쪽이나 우리 만화 쪽이나 서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다른 각도에서 설명할 수 있는 분들이 충분히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를 지냈으며 영화평론가이면서 만화평론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김희경 이사 역시 순환되고 있는 영화와 만화에 대한 관심 및 주제의 적절성에 대해 이야기를 덧붙였다.
“저도 어릴 때 만화를 많이 받지만, 영화와 영화평론을 하다 그게 넓어지고, 만화와 웹툰이 많아지면서 그거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요즘 관객 분들이나 시청자분들도 다 그렇게 해서 (영화를 보다가 웹툰을 다시) 찾아보고 하니까 (그런 내용을 출판을 하고 한다면) 협회 회원이나 대중들에게도 너무 의미가 있을 듯해요.”
협약식 자리는 자연스럽게 세미나의 자리처럼 변해갔다. 다양한 주제와 소재 그리고 접근방식에 대한 것까지 논의가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 대한 논의는 많았지만, 콘텐츠 제작에 대한 부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점이라든지, 웹툰 원작 영화의 캐릭터 싱크로율에 대한 문제 그리고 매체 시스템과 메커니즘 등 다양한 접근이 가능할 수 있음이 이야기되었다.
또한 최근 영화 드라마 시장의 현실을 고려해야 하며, 예전에도 너무 많은 만화 원작의 영화나 드라마 되었기 때문에 그 정보를 표면적으로 다루는 것보다 깊이감 있게 다루는 게 필요할 듯 하다는 이야기까지, 영평 협회장의 말처럼 벌써 주제가 그 자리에서 세분화되어 제시되고 있었다.
결국 아직 3달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세부적인 논의를 좀 더 구체화시키고 발표자들을 확정짓는 작업을 진행하는 걸로 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되는 듯했다.
그때 정지혜 영평 대외협력이사가 AI에 대한 화두를 포함시키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5일 만에 AI로 영화를 만드는 세상이 되었고, 달라진 환경과 기술에 따른 평론가들의 역할이 당연히 고민될 수밖에 없었다. 김종옥 이사와 박연조 위클리툰 대표가 웹툰업계의 AI 연구와 활용 현실에 대해 정리를 해주었다. 그리고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구분 그리고 현재 물밑 작업 중인 웹툰업계의 AI 이야기와 저작권까지 짧지만 임팩트 있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덧붙여서 이번 세미나에 AI 관련된 내용을 소주제로 포함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이번 세미나에 포함 여부와 관계없이 추후 AI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와 만화웹툰 평론가들의 집중적이고, 구체적인 세미나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을 하며 세미나에 대한 논의는 일단락되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달라진 현실에 대한 흐름과 변화에 대한 것으로 넘어갔다. 스포츠 신문에 있으면서 만화가들과 교류가 있었던 임정식 영평 재무이사는 이제 원로로 대접받는 웹툰작가들의 근황에 대해 놀라워했고, 만평의 사람들은 이제는 시스템화가 되어 작가가 아닌 제작사나 매니저를 통해야 하는 웹툰산업계의 현실에 대해 토로하였다. 공감과 놀람의 시간을 공유한 후 박세현 만평 회장은 공동세미나 등을 통한 연구와 발표 내용을 특별판 등의 형태로 출판하는 것에 대한 기대와 제안을, 박태식 영평 회장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정례화한 세미나의 진행과 협력을 약속하는 것으로 짧지만 신속했던, 수다스러웠지만 진지했던 두 협회의 업무협약식은 마무리되었다.
융합시대를 선도하는 다양하고도 재기발랄한 두 협회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위클리툰(https://www.weeklytoon.com)과 함께 취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