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서민이 살맛나는 세상, 진보된 세상을 만들려고 출마했습니다.”
6.4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낸 통합진보당 임미숙 수원시장 예비후보의 말이다. “결국 정당운동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곳이기에 출마는 당연한 것”이라고도 했다.
임 후보는 야권연대와 관련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와 선을 긋고 우경화의 길을 가고 있다”며 회의적으로 봤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선 결국 각자의 목표를 갖고 열심히 뛰는 것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심판받고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12일 팔달구 화서동 변상우 수원시의원 사무실에서 임 예비후보를 만났다. 출마 이유는 무엇인지, 주요 핵심공약은 무엇인지 물었다. 야권연대와 관련한 입장도 들을 수 있었다.
임 예비후보는 대학을 중퇴하고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에 투신했다. 민주노동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며 진보정당운동에 첫발을 디뎠다. 지난 2010년부터 민주노동당 수원시협의회 위원장을 거쳐 진보당 수원시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 우선 출마 이유가 궁금하다.
“당연히 노동자, 서민이 살맛나는 세상, 진보된 세상을 만들려고 출마했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 교육과 훈련의 장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중심축이기도 하다.
중앙정부가 거시적 기획과 제도를 만들어간다면 지방정부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기도, 방도를 내기도 하는 곳이다.
결국 정당운동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곳이기에 출마는 당연한 것이다.“
- 현 정세에서 진보당의 수원시장 출마는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아주 크다. 수원시민들도 관심이 많을 것이다. 정치인은 연예인 정서와 비슷해 악플도 무플보다 낫다. 관심이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현 공안정국의 시작은 박근혜 정권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됐다. 거짓말을 폭로하고 반박근혜 투쟁을 선두에서 벌여 나가니까, 내란사건을 조작하고 당장이라도 당을 해산할 것처럼 몰아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에게 채찍을 맞아도 맞고, 희망을 찾아도 국민 속에서 찾아야 겠다는 마음으로 6.4지방선거에 임하고 있다.
진보당은 역대 최대의 후보 출마와 최대 당선을 목표로 지방선거에 임하고 있다. 수원 역시 시장을 비롯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의원 출마자를 내놨다.
이제 변화가 보이고 있다. 마음이 닫혔던 시민들이 우리 후보들을 보고 달라지고 있다. 진심이 보이는 것이다.”
- 특히 수원은 이른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빌미로 한 정치공세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책은?
“말도 안 되는 논리와 사회 분위기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 수원시에서 종북세력에게 60여억원을 지원했다는 억지주장이 통하고 있다. 답답할 따름이다.
논리로 대응한다고 통하는 수준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일이지만 지금 선거 시기다. 결국은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우리의 진심을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
한편으론 새누리당 후보들이 이를 적극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속적인 모략을 하고 있다. 근거없이 무분별한 폭로와 공격을 계속할 경우 저희도 적극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만약 당선되는 후보가 있다면, 허위사실 유포로 당선이 상실되도록 할 것이라는 얘기다.”
- 주요 핵심공약은 무엇인가?
“공약을 정치컨설팅 회사들이 찍어내듯 영혼 없는 구호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첫 행보가 후보들과 각 분야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타운홀미팅 방식의 출마기자회견이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주장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1차적으로 만들어낸 비전과 정책은, 안심할 수 있는 도시, 수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동자, 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일자리 걱정없는 도시, 여성과 아동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 노년이 편안할 수 있는 돌봄의 도시, 주거 걱정 없는 살만한 도시, 교통 약자가 없는 보행중심의 도시, 미래가 행복한 대안의 사회적경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 지방정치가 토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시민이 이길 수 있는 특권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7대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 세부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 예비후보들이 선거운동과 대중운동을 다양한 형식으로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창의의 시대 아닌가? 선거도 달라져야 한다. 저희는 이번 선거를 통해 선거문화를 바꿔보고 싶다.
선거가 너무 정신없는 것 같다. 후보가 많아서 이기도 한데, 저희는 청빈한 선거, 그렇지만 아주 독특하면서도 발랄한 선거가 되도록 할 것이다.
어떤 후보는 ‘인간명함’이라는 것을 만들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신선하면서 선거문화가 혼탁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저희 후보들은 유세차 없는 선거를 결의한 후보도 있다. 플랜카드 없는 선거를 결의한 후보도 있다. 그러면서도 창의적인 선거로 아마 큰 바람을 일으킬 거다. 지켜봐 달라.
아울러 선거운동하면 당장 뭐든지 해 줄 것처럼 약속하기에 바쁘다. 저희는 그것보다 지금 당장 아픔을 갖고 있고 다양한 외침들이 있는 곳을 찾고 있다. 이를 선거에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철도민영화 저지 투쟁을 벌이는 노동자들을 찾아 함께 연대하고 있다. 의료비 폭등만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되는 의료민영화 등을 이번 선거 시기에 국민들에게 알리고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는 대중활동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다.”
- 끝까지 완주하실 생각인가? 사실상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않으면 야권 후보의 당선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연대와 관련한 입장은 무엇인가?
“야권연대!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와 선을 긋고 우경화의 길을 가고 있다.
이번 선거는 결국 각자의 목표를 갖고 열심히 뛰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심판받고 다시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비정상의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데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고 보기에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 정치적으로 묘안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
- 경진여객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풀어나가야 할 듯하다.
“안타까운 사안 중 하나다. 지난 2년간 외로이 싸우고 계신 경진여객 박요상 지부장님을 보면, 부끄럽기도 하다.
마직막이라는 심정으로 시청에 달려간 건데, 큰 소득은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시민의 발인 버스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버스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 버스공공성 회복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이를 공론화하고 새로운 대안을 한번 같이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적극 참여하여 이번 기회를 버스공공성을 살리는 기회로 만들 것이다.
다행히 이번 선거에 출마한 도지사 후보들이 버스공공성과 관련한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수원시청 앞 노숙농성 과정에 아쉬운 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말하지 않아도 다 잘 알 것이다.”
- 마지막으로 수원시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해 달라고 하고 싶다. 근데 그러면 역시 빨갱이라고 할 것 아닌가?
민중-PEOPLE은 우리말로 하면 서민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말이다. 우리가 어릴 때 동무라는 말이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는 이유로 불순한 언어로 매도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자신의 잘못과 거짓을 감추기 위해 종북 프레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사안들이 불순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권력이 선거결과를 뒤집고, 국가기관이 간첩을 조작하고도 유지된다는 것이 오히려 비상식 아닌가?
건전한 상식으로 보기 시작하면 달리 평가될 일이지만 현재 사회 분위기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도 저희들은 진보당이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지 못해서 비롯된 문제라 자성하고 있다.
다시 한번 저희와 함께 노동자, 서민이 주인되는 정치를 함께 만들어 가 주시길 바란다. 그래서 진보당에게 내리는 채찍은 주시되, 부정한 정권 박근혜 정권과 맞설 진짜 야당 통합진보당은 지켜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