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삼절(三絶)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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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삼절(三絶)을 논하다!
  • 송강호(삼국지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4.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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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 ‘삼국지, 새로 읽다’(3)

▲ <삼국연의>(중화민국2년). 왼쪽은 삼국지 삼절에 대해 나온 부분이다. ⓒ 뉴스피크
삼국지에는 세상에서 찾아보기 드문 세 인물이 등장하니 이를 삼절(三絶)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삼절로 조선의 명기(名妓) 황진이가 박연폭포와 서화담 그리고 자신을 일러 송도[松都, 오늘의 개성] 삼절이라고 한 예가 있으니 삼절이란 세 가지의 빼어난 것을 말한다.
 
삼국지의 삼절이란 무엇인가? 천고(千古)의 명재상 공명(孔明)이 그 하나요, 천하의 영웅 관우(關羽)가 그 하나요, 간교하기로 따를 자가 없는 간웅(奸雄) 조조(曹操)가 그 하나이다.
 
역대로 훌륭한 재상이 많지만 천고에 그 이름을 떨친 이로 제갈공명 만한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융중의 초려(草廬)에서 천하삼분으로 천시(天時)를 알았고, 십만 개의 화살을 사흘 만에 마련하니 그 신묘함이 그지없고, 선주(先主)의 뜻을 받들어 여섯 번 기산으로 나아갔으니 국궁진췌(鞠躬盡瘁)하여 사람의 도리를 다한 것이다.
 
역대로 뛰어난 장수가 많지만 천고에 그 충절(忠節)을 드리운 이 가운데 관운장 같은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도원에서 의(義)를 맺은 이래로 다섯 관문을 지나며 여섯 장수를 베고 선주를 따랐으며, 화용도에서 조조에게 은혜를 베풀었으니 가히 의리의 화신이라 할 만하다.
 
역대로 빼어난 간웅이 많지만 간교함으로 명성을 남긴 자 조맹덕보다 더한 이가 없다. 어려서부터 숙부를 속였으니 간특한 지혜가 남달랐으며, 세상에 나아가 폭군 동탁을 시해하려 했으니 마치 영웅 같았고, 조비로 하여금 다음 대에 황제의 지위에 오르게 하였으니 이러한 간웅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로부터 삼국지를 읽는 이들이 책을 내려놓고 탄식하게 된다는 대목도 이들의 죽음과 관련이 깊다. 공명의 죽음은 물론이거니와 관우의 죽음에는 장비와 유비가 이어져 있고 나아가 조조의 죽음조차 실로 관우의 죽음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와도 같았으니 어찌 이들이 크다 하지 않겠는가?
 
참으로 이들 삼절은 역사에 드문 것으로 앞에서도 없고 뒤에서도 없는 전무후무한 인물들이다. 이들이 있어서 삼국지는 그 읽는 재미를 더하니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가 있고, 또 삼국지를 손에 들면 놓지 못하게 되는 묘미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삼국지를 읽지 않고 무엇을 읽어야 하겠는가?

* 필자소개
송강호 : 삼국지 칼럼니스트, 번역비평가. 국내 삼국지 역본에 대한 제반 문제를 검토하고 번역비평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평론으로 <삼국지를 찾아서>, <삼국지 번역비평의 오해와 진실>이 있으며, ‘난중일기로 보는 삼국지’ 등 다양한 주제로 삼국지 강의를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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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 2014-04-21 13:50:35
삼국지 최고의 영웅은 누가 뭐래도 관우! 그 의리와 기백을 누가 감히 따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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