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한테 휘둘리는 게, 마치 자기 수족 다루듯 하는 게 맘에 들지 않았어요. 제가 잘 하는 일 배짱대로 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서요.”
수원시의회 전애리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가 6.4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27일 한 말이다. 전 의원의 불출마 이유는 짧으면서도 의미심장했다.
전 의원은 지난 해 7월 중순께 인터뷰에서는 ‘시민을 위해’ 경기도의원이나 수원시의원으로 지역구(장안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전 의원은 재선이 된다면 수원시의회 의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여성들이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례대표 초선 의원으로 당찬 여장부였던 전 의원이 왜 출마의 뜻을 접었을까? 전 의원은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바꾸려고 노력도 정말 많이 했는데 지쳤어요. 구조적 문제이기에 그게 버겁더라고요. 시의원이 할 일도 많고, 재미있고 보람도 느꼈는데···. 자료 열심히 들여다보고 지난 해에 비해 뭐가 개선됐고, 바뀌었는지 살피고 의견 제시해 바꿔가는 게 좋더라고요.”
특히 비례대표는 지역구가 있는 다른 시의원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사실 비례대표 의원들은 말 그대로 전천후다. 선거구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수원시 전체를 보며 현안을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자기 전문 분야의 사안에서는 누구보다도 장점을 살려 낼 수도 있다.
전 의원은 경기 오페라단 단장, 수원여자대학 음악과 교수를 역임했다. 지역사회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의원은 참 매력적인 직업”이라 했던 전 의원은 이제 의원 임기를 마치면 교육계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4년 가까운 시간 의정활동을 하며 느꼈던 생각도 풀어냈다.
“사실 의원들이 전문성은 별로 없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공부도 잘 안 하고···. 공무원들 밥 같다는 생각도 들곤 했어요. 남편이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이었을 때 국회의원들이 알지도 못하면서 떠든다고 한 적이 있거든요.”
전 의원은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은 없어지는 게 맡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당 소속 비례대표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전 의원의 생각이다.
“직능을 대표할 전문가를 비례로 추천하는 게 필요합니다. 누구누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밑에 있던 여성부장 말고요. 각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들 정말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비례대표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