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리어카
여든이 넘도록 늙기만 한 사람.
잔뜩 구겨쌓은 폐지 위, 종이박스 한 짐을 올려 쌓아 묶은 리어카,
이리 휘청 저리 휘청, 쓰러질 것 같아 쳐다보아도,
발자국 꾹꾹 찍어가며, 휭휭거리는 도로변을 잘도 끌고 간다.
저렇게 한 짐이 오천 원이 안 된다고.
그 돈 모아 자식 놈에게 갖다 준다고.
그러나, 그 자식 놈이며 며느리가 꼴 보기 싫어한다고.
젊어서 술 먹고 놀아서, 아내한테 구박받는다고.
할아버지 저렇게 한 짐 끌고 가시는가.
자신보다 높은 언덕 끌고, 살 없는 다리로, 발자국 꾸욱 꾹 찍으시나.
* 시인 신승우(申承祐)
1972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태어나 장안대학 응용미술과에서 공부했다. 군 제대 후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인이다. 2001년 ‘장애인 근로자 문화제’에서 시 부문 금상, 2004년 <솟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대표, 사단법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경기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기도 장애인 극단 난다 대표,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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