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감기 조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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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감기 조심하라고
  • 소풍 기자
  • 승인 201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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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감기 조심하라고

머리맡엔 늘 감기약이 있었지.
누가 그러더군, 사랑은 감기 같은 거라고.
심한 감기에 걸리면,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잖아.
사랑도 마찬가지야.
왜 열이 심하게 오르면, 세상이 틀려 보이잖아.
무엇이든지 용서하며, 고개 끄떡일 수 있을 것 같은.
사랑도 마찬가지야

사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충고하려고.
감기약이라는 게, 먹어봐도 아플 것 다 아프고, 낳는 것 맞지.
감기가 지나가면, 세상은 그대로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잖아.
제기랄.

감기는 한번 걸렸다고, 끝나는 게 아니잖아.
이봐, 감기 조심하라고.
  

* 시인 신승우(申承祐)
1972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태어나 장안대학 응용미술과에서 공부했다.  군 제대 후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인이다. 2001년 ‘장애인 근로자 문화제’에서 시 부문 금상, 2004년 <솟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대표, 사단법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경기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기도 장애인 극단 난다 대표,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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