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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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풍 기자
  • 승인 20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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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환자를 돌봐주는 사람을 보호자라 한다.
그녀는 이상히도 다른 보호자랑 틀렸다. 항상 서글서글 웃는 그녀의 까만 눈동자는,
잔상이 오래 남는다. 아픈 남편의 머리를 꼭 싸고 있는 그녀는 작다. 그러나, 어떤 힘도 그녀가 두르고 있는 그 팔을 떼어놓지 못할 것을 안다.

남편은 자주 운다. 아직 말 못하는 그는 얼굴 전체로 운다. 그러나, 그녀는 울지 않는다.
아이가 운다고 엄마가 따라 울진 않는다. 그래서, 난 그녀가 처음에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이 말랐거나, 적어도 잘 우는 사람이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녀가 치료실 천장을 응시할 때 나는 보았다. 그녀 눈 밑으로 작은 강이 흐르는 걸 보았다.

그녀는 작은 강 때문에 아름답다.
 

* 시인 신승우(申承祐)
1972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태어나 장안대학 응용미술과에서 공부했다.  군 제대 후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인이다. 2001년 ‘장애인 근로자 문화제’에서 시 부문 금상, 2004년 <솟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대표, 사단법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경기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기도 장애인 극단 난다 대표,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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