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향초(茶半香初)!”
민한기 수원시의회 제9대 후반기 부의장이 의정활동의 화두로 삼고 있는 말이다. ‘차를 마신지 반나절이 지나도 향기는 처음 그대로와 같다’는 뜻이다. 즉, 초심을 잃지 않고 한결같이 시민을 끝까지 섬기며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민 부의장은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들이 막중한 책임을 주셨다”며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맡은 의장과 함께 부의장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 부의장은 보다 ‘강한 의회’를 역설하며 집행부에 대한 견제 의무에 무엇보다 충실하겠다고 역설했다.
“시 집행부 견제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견제와 감사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특히, 민 부의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세류동 지역의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로 수원비행장 소음피해 보상과 비행장 이전 문제를 꼽았다. 낙후된 지역 재개발·재건축 문제를 풀어 시민들의 근심을 덜겠다는 생각도 피력했다.
민 부의장은 시의회 내에서 사회복지통으로 꼽힌다. 국립한경대학교에서 아동가족복지학을 전공했고, 경기대학교 행정대학 사회복지학을 배우고 연구했다.
이날 인터뷰를 마친 민 부의장은 기자들의 손을 이끌고, 지역 현안과 관련된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지역현안 해결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27일 시의회 부의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 우선 부의장에 당선되신 소감 한 말씀 해주시죠.
“시민을 대변하는 의원들이 막중한 책임을 주셨다. 의원들의 의정활동 뒷받침하는 역할은 물론 ‘차(茶)를 마신지 반나절이 되도 그 향(香)은 처음과 같다’는 다반향초(茶半香初)라는 말처럼 한결같이 시민을 섬기는 자세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 부의장의 활동은 아무래도 의장의 그늘에 가려 시민들에게 잘 안 알려질 수도 있는데요.
“의장은 시장과 함께 다닙니다. 의장이 축사를 하는데 부의장이 따라가서 축사를 할 수도 없는 건데요. 그것과 상관없이 지금 행사를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부의장의 역할은 어머니와 같은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적으로 의원들이 어려운 사항이 있으면 보조해 드리는 역할인 거죠. 그에 비해 의장은 아버지의 역할로 대외적인 많은 일을 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사실은 안에서 해야 될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의회 운영도 그렇고, 후반기 들어선 의원님들이 숙원사업이나 공약사업을 마무리해야 됩니다. 우선적으로 예산이 뒷받침 돼야 하는 어려운 일인데 그래도 해야 하고, 열심히 도와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역할이 워낙 잘 표시 안 나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주력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사회복시자 협회장을 맏고 있으면서, 의정활동을 펼쳐 주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습니다. 석사 과정도 밟았고요. 전공을 살려서 협회장을 5년째 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에 사회복지사가 꽤 많습니다. 한 3천명 되거든요.
이른 아침 눈도 뜨지 못하는 아이를 깨워서 놀이방에 데려다 놓고 출근하기 바쁜 엄마들, 짜장면 한 그릇 값밖에 안 되는 예산으로 경로잔치를 벌이는 현실 등을 보고 복지 분야에 관심을 더 갖게 됐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은 사실 여러 가지로 음지에서 초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자기 자신을 불태워서 주위를 밝히는 역할을 하시거든요. 사회복지사 권익도 중요한데 5년째 사회복지사 권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처우가 많이 개선됐습니다. 시에서도 2015년까지 처우를 연차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사들은 연장수당이 없습니다. 공무원은 오후 6시가 지나면 연장수당이 있잖아요. 사회복지사 일 자체가 그래요. 아침 7시에 나와 밤 12시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많이 좋아진 편이예요.
사회복지사들은 현장에서 직접적인 민원에 부닥칩니다. 사회복지사를 찾는 분들이 대부분 절실한 분들이예요. 아주 어려운 사람들이고, 극한 상황까지 간 사람들입니다. 워크샵이나 교육을 통해서 용기를 북돋아주기도 하고 자질을 향상시켜 주고 있습니다. 1년에 8시간은 필수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바쁘죠.”
- 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지역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수원시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수원 비행장 이전 문제입니다. 수원비행장 소음피해 대책을 위해 지난해 7월 시의회에서는 ‘수원비행장특위’를 구성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11명의 의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년(2013)년까지 비상활주로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요. 또, 비행장 소음피해 1차 소송 관련 보상금 지연지급에 따른 이자 처리 문제 해결과 2차 소송 관련 변호사 수임료 최소화 등 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소음피해 보상 기준이 현재 85웨클로 되어 있습니다. 이걸 민간항공기 소음피해 수준인 75웨클로 조정되도록 노력해 주민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7월 17일 수원시의회는 최근 국방부에서 입법예고한 ‘군소음법안소음피해보상기준’과 관련해서 규탄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핵심 내용 좀 설명해 주시죠.
“지난 5월 6일 국방부에서 ‘군용비행장 등 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소음보상 기준을 80웨클로 규정했습니다. 다만, 수원, 광주, 대구 지역은 제외하여 기존 기준인 85웨클 기준을 적용받게 된 거예요.
평동, 서둔동, 세류동 등 서수원지역에서는 비행훈련시 귀를 막지 않고서는 참고 견디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번에 국방부에서 현실과 형평성에 어긋나게 소음피해 기준을 85웨클로 결정한 것에 대해 수원시의회에서 강력하게 규탄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75웨클로 하향 조정될 수 있도록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도시재생 사업 중 세류 3동(113-5구역)은 지난달 조합측 신청에 따라 사업인가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재생사업과 관련해 시의회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지난 7월 17일 의회에서 집행부에서 제안한 ‘수원시 도시 및 주거 환경정비 조례안’을 심의하여 수정, 의결했습니다. 인구 50만이상 대도시 시장에게 정비사업 관련 조례 제정·개정 권한이 이양되어 본 조례를 제정한 것입니다. 이번 조례 제정으로 원도심 재생 사업(재개발 사업) 추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2020 원도심 정비 사업으로 신규 6개(주택재개발 1, 주택 재건축 5) 사업이 지정되었으나, 앞으로 동시에 사업을 하지 않고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해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낼 계획입니다.”
-현재 수원시의회는 시 집행부와 유난히 친한 관계라는 평이 많습니다. 앞으로 집행부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나갈 생각인지요.
“부의장으로서 ‘강한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시 집행부 견제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견제와 감사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후반기에는 감사 기능으로 철저하게 강한 의회를 만들 것입니다. 물론 서로 상생하는 것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요. 여야가 힘을 합해 선심성 예산, 전시성 행정은 과감히 배척할 것입니다.
(집행부에) 여러 가지 불만이 있습니다. 수원문화재단부터 여러 가지 사회복지 관련 시설까지 없던 게 많이 생기니까, 조직을 자꾸 키우는 게 아니냐. 조직을 방대하게 만든다는 하는 겁니다. 의원님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후반기는 강하게 하겠습니다. 더군다나 새누리당이 야당이 되다보니 뭔가 전반기와 다른, 강한 의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새누리당) 의원들이 천명했습니다. 같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오는 10월 후반기 첫 행정사무감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부의장으로서 집행부 감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이번에는 의원들이 각자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스터디를 좀 하자는 생각입니다. 어느 과는 어느 이슈를 가지고 해보자, 어느 위원회는 어느 사안을 가지고 해보자, 이렇게 연구를 해보려고 합니다.
매년 행감을 하지만, 올해 행감이 제일 셀 겁니다.4년 중에서 3년차는 지난 2년 동안 열심히 해봤기 때문에 가장 비중 있게 다룰 수 있습니다. 솔직히 4년차는 슬슬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전반기를 해봤기 때문에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성과물이 나올 시기입니다. 집행부의 사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110만 수원시민에게 한 말씀해 주시죠.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입니다. 시의회가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꾸짖어 주시고, 따끔하게 질책해주셔도 좋습니다. 시의원들이 잘 일할 수 있게 많은 격려를 해 주십시오.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얘기해 주십시오. 힘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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