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vs 수호전
상태바
삼국지 vs 수호전
  • 송강호(삼국지 칼럼리스트)
  • 승인 2014.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강호 - 삼국지, 새로 읽다!(7)

▲ 삼국지 관화당 제일재자서

삼국지(三國志)를 읽을 것인가 수호전(水滸傳)을 읽을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어느 것이 천하제일기서(天下第一奇書)인가를 두고 경합을 벌인다면 연의 독자로서는 당연히 삼국지야말로 천하제일기서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청대 소설 비평의 대가인 김인서(金人瑞, 1608-1661) 성탄(聖嘆)은 "천하의 문장으로 수호(水滸)만한 것이 없다"고 하여 수호전을 극찬한 바 있다. 

天下之文章, 無有出『水滸』右者

그런데 이 같은 평과 달리 삼국지 작가이자 비평가인 모종강은 그의 삼국지 독법에서 말하기를 "삼국지를 읽는 것이 수호전을 읽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였다. 

讀『三國』勝讀『水滸傳』

삼국지와 수호전은 중국 4대 기서의 하나로 언제나 병칭되는 작품인데, 삼국지가 문백(文白)이 어우러져 있다면 수호전은 백화(白話)가 보다 승한 작품이다. 수호전을 높이 평한 청대 김성탄의 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대체로 삼국지가 강세를 보인다. 이런 면이 또한 중국과도 다른 점일 것이다.

▲ 삼국지독법 “讀『三國』勝讀『水滸傳』”

삼국지가 역사소설(歷史小說)의 왕자(王者)라면 수호전은 영웅소설(英雄小說)의 왕자이고, 판타스틱한 신마소설(神魔小說)의 왕자로는 서유기가 있으며 에로틱한 염정소설(艶情小說)의 왕자로는 금병매를 들 수 있다.

이들을 서로 비교해 보는 재미도 적지 않으나 그래도 우리로서는 역시 삼국지가 제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굳이 수호전을 위해 중국 속담을 하나 보탠다면 “젊어서는 수호전을 읽지 말고, 늙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 정도가 될 것이다. 

少不看水滸, 老不看三國

 
 * 필자소개
송강호 : 삼국지 칼럼니스트, 번역비평가. 국내 삼국지 역본에 대한 제반 문제를 검토하고 번역비평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평론으로 <삼국지를 찾아서>, <삼국지 번역비평의 오해와 진실>이 있으며, ‘난중일기로 보는 삼국지’ 등 다양한 주제로 삼국지 강의를 펼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