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다채로운 세계의 새로운 일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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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다채로운 세계의 새로운 일상을 만나다
  • 윤민 기자
  • 승인 2021.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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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위드코로나의 시작, 부산영화제의 다섯 가지 이야기

[뉴스피크] 

코로나팬데믹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적인 행사가 개최되었다. 개막 바로 며칠 전까지 일정 변경의 보도자료가 배포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진행되었던 영화제는 다행히 나름의 성과를 착실히 챙기며 마무리되었다. 더욱이 단지 하나의 행사가 아닌 새로운 일상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 부산국제영화제의 풍경과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만남을 그려본다.

 

첫 번째 이야기_ 거리두기와 교류의 만남, 부산국제영화제

두 번째 이야기_ 속도의 풍경을 보여준 장편 다큐멘터리 ‘시인들이 창’

세 번째 이야기_ 위드코로나 속에 담긴 풍경, 아시아단편 ‘바다가 나를 부른다’

네 번째 이야기_ 격동의 세계, 고립 속에 싹튼 소통의 사랑 ‘디저티드’

다섯 번째 이야기_ 현대의 로빈슨 크로소우를 위한 애니메이션, ‘더 아일랜드’

 

 

거리두기와 교류의 만남, 부산국제영화제

철저한 방역과 열정적인 소통이 만나는 풍경

 

지난 15일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식이 열렸다. 10월 6일 화려한 개막 이후 10여 일간의 여정을 마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223편 영화를 상영하였다. 비록 예년처럼 300편 이상의 영화가 10개의 극장에서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4단계를 오가는 요즘의 일상에서는 가능한 최대치를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만큼 올해 부산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주는 우려와 기대 속에 시작되었고, 그 결과는 바로 우리 일상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부산 영화의 전당 비프홀 입구.  ⓒ 뉴스피크
▲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부산 영화의 전당 비프홀 입구. ⓒ 뉴스피크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총관람객 수는 7만6천여 명으로 집계됐으며, 총 유효좌석 수 대비 좌석 점유율은 80%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좌석의 50%만 운영한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관람객 수다.

게다가 온라인 예매창이 지난 9월 29일 열리자 제법 알려진 작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말 영화가 바로 매진이 되어 버리기도 했다. 한국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은 것도 이유이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된 교류와 문화행사에 대한 갈증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이벤트이자 지역 주민의 참여도를 알 수 있는 커뮤니티비프는 3천300여명, 동네방네비프는 3천700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 영화의 전당 내 시네마운트 6층 매표소. 온라인 예매한 표를 여기서 발권한다. ⓒ 뉴스피크
▲ 영화의 전당 내 시네마운트 6층 매표소. 온라인 예매한 표를 여기서 발권한다. ⓒ 뉴스피크

이런 성공에는 첫 번째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러내기 위한 나름의 준비와 발 빠른 대응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영화제 측과 부산시민방역추진단은 모든 스태프와 자원봉사자(651명)를 상대로 개·폐막식 전후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선제적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했으며, 프레스나 주요 게스트들 역시 백신 2차 접종 완료 2주 경과 확인서나 코로나 검사 확인서를 제출해야만 행사에 참여가 가능하게 하였다. 이 결과 연예기획사 소속 매니저 1명이 영화제 참석 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신속한 대처로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기 좋은 이벤트였던 동네방네비프 포스터. ⓒ 뉴스피크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기 좋은 이벤트였던 동네방네비프 포스터. ⓒ 뉴스피크

그밖에 영화·영상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여 처음으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시리즈물을 상영하는 '온 스크린'을 적극 활용했으며, 영화 관람 및 관객과의 대화 역시 철저한 방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 행사의 수준은 자원봉사자의 세심함과 발빠름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관객과의 대화 중 대기하고 있는 비프의 자원봉사자들. ⓒ 뉴스피크
▲ 행사의 수준은 자원봉사자의 세심함과 발빠름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관객과의 대화 중 대기하고 있는 비프의 자원봉사자들. ⓒ 뉴스피크

관객석은 철저히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50%만 입장했으며, 감독과 진행자는 가림막으로 사이에 두고 진행을 했다. 질문자들 역시 마스크를 쓰고 진행요원이 매번 커버를 바꿔서 건네준 마이크를 비닐장갑을 낀 채 참여할 수 있다.

▲ 거리두기가 철저히 지켜진 영화 관람과 관객과의 대화. ⓒ 뉴스피크
▲ 거리두기가 철저히 지켜진 영화 관람과 관객과의 대화. ⓒ 뉴스피크

사실 그 어떤 곳, 어떤 행사에서도 방역과 행사의 완전한 조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번 부산영화제 진행과정에서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라며 의아해하는 감독과 게스트들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단순한 의문이나 잠시의 불편함 정도였고, 오히려 간만의 만남에 즐거워하는 모습이 더욱 일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BIFF가 어쩌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위한 훌륭한 시험대 역할을 한 것이다. 그를 통해 ‘방어’와 ‘단계적 복원’이라는 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전략이 나름대로 성공한 것임을, 이제 일상으로 돌아기 위한 우리사회의 준비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 일상을 점차 회복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아침 풍경. ⓒ 뉴스피크
▲ 일상을 점차 회복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아침 풍경. ⓒ 뉴스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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